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257 한명씩 인사 Kayla도 이번주가 마지막이란다. 나도 가는 마당에 다들 줄줄이 떠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씁쓸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어디에가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겠구나라는 희망도 보였다. Kayla가 5시까지 대신 일해주길 부탁했다. ㄹㄷ언니와의 약속을 몇시간 미루고서라도 그러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필리페와도 둘이 일할 수 있고 돈도 더 벌고. 근데 그냥 마음을 바꿔먹었다. 필리페는 아니라는걸 이미 몇번이고 다짐했는데 또 남자때문에 내 소중한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는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따라 왜 이렇게 잠이 오는지... 일도 너무 힘들어서 돈이고뭐고 더이상 하고싶지않았다. 필리페는 오늘 10분정도 지각을 했다. 평소 지각하는 애가 아닌데 왠일인가싶었다. 그런데 표정을 보니 전혀 미안해하는것같지.. 2021. 5. 12. 차별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짜증이 급 밀려왔다. 새 직원중 한명인 Maddy라는 키위랑 테브랑 셋이서 일하는데 나한테는 4달째에나 우유스팀을 시켜주더니 이 여자는 지금 일 시작한지 얼마나됬다고 벌써부터 우유랑 다 하고있다. 푸드 쪽은 아예 모르는걸보니 평소에도 첨부터 계속 커피만했나보다. 나는 곧 그만두고 이 여자애는 앞으로 계속해야하니까 가르치는건 알겠는데... 잡일이나 청소도 아직까지 나만 주구장창 시키는데에서 제일 열이 받았다. 그동안은 진짜 암말않고 기분좋게 뭘 시키든 열심히 해왔었는데 오늘은 정말 너무 짜증이났다. 그렇다고 뭐라 할수도 없는 상황이라 더 답답하고 당장 그만두고싶었다. 아무리 테브 입장에서 이해해보려고해도 이건 차별이라고밖에 생각이 되지않았다. 그와중에 걸음이 느리다느니 잔소리까지 시작되.. 2021. 5. 11. 해외생활으로부터 성장한 것 카미도 정말 남자한테 관심이 많다.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ㅋㅋ 며칠 전부터 보이는 못보던 손님이 귀엽다며 자꾸만 나에게 말한다. 내가봐도 매력있게 생기고 스타일도 괜찮았다. 한국나이 24살정도면 충분히 관심이 넘칠 나이긴하다. 그러고보면 난 정말 관심이 많이 떨어진것같다. 나도 분명 카미처럼 모든 남자들을 이성으로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괜찮은 남자보이면 어떻게든 관심을 사려고 애쓰고... 근데 이제는 카미가 말하기전까지 그 손님을 보고서도 아무런 관심도, 매력있단 생각조차 못했다는게 신기하다. 카미는 바로 앞에 남자친구가 앉아있는데 그 손님 얼굴을 보며 얼굴빨개진것도 모르고 입이 찢어져라 웃어댄다. 안드레스가 이번 주말에 뭐하냐며 시간되면 서바이벌 게임이나 오토바이 타러가잖다. 물론 다같이. 오예... 2021. 5. 11. 처량했던 하루 오늘은 아침일찍 출근해서 5시간 일하고 땡이었다. 이번주 처음 로스터 받은 시간이 총 17시간밖에 되지않는다. 로스터 받았을땐 별로 신경안썼는데 막상 이제와서 생각하니 데이오프가 4일이나되고 17시간이면 방값이랑 생활비하면 남는돈 하나도없다. 이번주는 쉬는날 놀러도 다녀와서 지난주랑 이번주 돈 엄청 썼는데... ㅠㅠ 거기다 새로온 직원들한테만 커피 세미나 참석시키고 나한테 주던 시간 안봐도 새 직원들한테 배분했을거란 생각하니 더 우울해졌다. 테브가 내 비자 만료일을 알고난 후 벌써부터 작별인사하듯 자꾸만 가기전에...라는 말을 해서 더더더욱 기분이 씁쓸했다ㅠ 한국으로 짐보낼때 쓸 커다란 박스 팔 사이에 끼고 비까지 맞으며 겨우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했다. 한참 일하고왔는데도 이제 점심시간이다. 요즘 집에.. 2021. 5. 10. 나홀로 투어 어제 하루 집에서 영화만 두편보고 유튜브만 보다자다 그래서인지 새벽에 일어나는데 어렵지않았다. 간만에 좀 설렜다. 정말 가보고싶었던 아그로돔도 가고 나름 알찬 투어인것같아서 ㅎㅎㅎ 이 새벽시간에 스카이타워 근처를 카페가 아닌 여행때문에 오다니 어색하다 ㅎㅎ 간식과 물을 받아들고 버스에 올라탔다. 이전에 갔던 투어들과 달리 인원이 30명 정도로 꽤 많아서 더 좋았다. 대부분 여행객들로 캐리어를 다들 끌고있었다. 나처럼 사는사람은 거의 없는듯. 와이토모 가는 동안 기사아저씨가 주변 설명과 뉴질랜드 역사에 대해 귀가 따갑게 방송을 해줬지만 완전 꿀잠 잔것같다. 와이토모 동굴은 우리나라 동굴과 크게 별다를게 없어보였다. 다만 배를 타고 동굴 안 물위를 떠다니며 동굴 벽에 붙은 반짝이는 벌레를 본다는게 특별했다... 2021. 5. 6. 블라도와의 마지막 3일간의 여행이 고되었는지 생각보다 푹 자고 일어났는데 블라도는 제대로 못잤단다. 얼마나 길어질지 모를 여행을 앞두고있고 다시 자기 나라에 갔다가 캐나다로 긴 취업을 위한 여정을 떠나야하기에 생각할게 많았다고 한다. 이제 블라도도 떠난다. 블라도마저 떠나면 어떤 기분일지, 얼마나 더 허전할지 상상하기도 싫다. 아침에 좀 일찍 눈이 뜨여서 자고 있는 블라도 옆에 가만히 누워있는데 문득 블라도가 날 안아줬으면 좋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 내가 정말 외롭구나. 블라도가 이성으로 좋아서도, 성적으로 끌려서도 아닌, 단순히 사람의 온기가 그리웠다. 전적으로 나의 편인 누군가가, 내 존재 그대로 좋아해주는 누군가가 따뜻하게 안아주는 그런 기분을 느껴본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연고 하나 없는 이 낯선 나라에서 최근.. 2021. 5. 5. 북섬 여행 마지막 날 - 웰링턴 새벽일찍 출발하려고했는데 피곤에 쩔어서 해뜰 때 쯤 겨우 눈을 떴다. 새벽되니 추워지고 자리도 불편해서 제대로 못자 몸이 찌뿌둥했지만 차에서 잔것치고는 나름 괜찮았다. 추워서 세수도 하지않고 화장실도 안가고 차를 끓고 나왔다. 완전 야생이다 ㅋㅋㅋ 날이 밝고 보니 어제밤 뒤뜰로 운전해서 들어온 골목길이 더욱더 좁아보였다. 그 칠흙 속에서 여길 지나왔다니 새삼 내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ㅋㅋㅋ 웰링턴까지는 꽤 긴 여정이다. 4시간을 달려가야했다. 중간중간 졸음도 몰려왔지만 쭉 뻗은 도로에서 틈틈이 180 km/h로 달려 30분 정도 일찍 웰링턴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정도 속도로 밟으면 한눈에 보일 정도로 기름이 닳는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보니 저 멀리 웰링턴 시티가 눈에 들어.. 2021. 5. 4. 북섬 여행 둘째날 - 차박 호텔같은 방에서 정말 편안하게 푹 잤다. 좀 더 일찍 일어났어야했는데 어제 너무 늦게 자는 바람에... Sam에게 눈치가 보여 준비하는 내내 조심스러웠다. 아침으로 사과와 컵라면을 먹었다. 챙겨오길 잘한 것같다. 서둘러 준비한다고 했는데 1층에 내려와보니 이미 출근 준비를 끝내고 커피한잔하며 나를 기다리고있다. 뭔가 고맙다는 표현을 좀 더 하고싶었는데 날이 가면 갈 수록 줄어드는 내 영어실력 덕분에 어색한 인사를 하고서 집을 나올수밖에없었다ㅠ 계획했던 시간을 훌쩍 넘겨 10시에 나왔더니 이미 대낮이다. 어제밤 무단으로 아무 곳이나 세워둔 차가 걱정이 되어 얼른 주차해둔 곳으로 갔다. 헉...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져있었다ㅠ 날이 밝고 보니 내가 주차해둔 곳은 어떤 집의 Driveway 위였다. 떡하니 남의.. 2021. 5. 4. 우울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 어제 오늘 일마치고 운동좀 가보려고했는데 계속 블라도랑 갑작스럽게 만나는 바람에 못갔다 ㅋ 필리페와 함께 일할땐 너무 재밌다. 애가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해서 같이 있으면 항상 즐겁다. 늘 어떻게하면 장난을 칠수있을까, 사람들을 웃게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같다. 이런 사람이 매력적인 사람인 것같다. 그러고보면 나는 어느순간부터(20대초반) 그러는거에 지쳐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딱 끊고 살아왔던 것 같다. 블라도를 만나서 급으로 알버트 파크에서 간식거리를 먹고 이야기를 나눴다. 블라도와 있는게 참 편하다. 시덥잖은 얘기도하고 서로 깊은 얘기도 나누었다. 어제 갔던 Dany doolan에서 또 맥주를 마시며 어떻게하면 내가 한국에 살지않을지에 대해 같이 고민해줬다. 그중 불법이긴하지만 미국에서 비자없이.. 2021. 5. 3. 미래에 대한 계획 요즘 들어 테브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점점 늘어가는것같아서 좋다 ㅎㅎ 새로운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건 참 재밌는 일인것같다. 갑자기 허리에 담이 걸렸다면서 나이들면 다 이런다며 엄살을 부리길래 한 40됬냐고 물었다 ㅋㅋ 그랫더니 28살이라며 또 거짓말을 하길래 난 아직 20살이라 잘 모르겠다고 받아치며 장난쳐줬다 ㅋㅋ 퇴근 후 한국에 있는 유학원들에 연락을 해서 캐나다 유학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밋업이 있어 시끄러운 사람들 틈사이에서 3시간동안 초 집중하며 고민했다. 언제 내가 이렇게 내 미래에 대해 깊게 생각해봤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않는다. 최근 캐나다 이민의 문이 활짝 열려있어 비교적 쉽게 영주권을 딸수있단다. 그래서 혜영이는 계속 그쪽으로 알아보는 중이다. 그런데 나는 영주권이 문제가 아니었다. .. 2021. 4. 29. 비슷한 듯 전혀다른 친구 ㅎㅂ가 또 찾아왔다. 지난주에 하던 필리페 뒷 이야기를 더 듣고싶은 모양이었다. 이제 겨우 괜찮아져가는데 또 기억을 끄집어 내고 싶지 않았고 캐나다 비자 관련해서 알아봐야할것들도 있었지만 차마 오지말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ㅎㅂ랑 5시간 반 동안 수다떨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우선 ㅎㅂ와 나는 정말 다른 성격을 가지고있으면서도 왠지모르게 편안했다. 스시집 사람들이 나와 ㅎㅂ가 닮았다고한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을까. 1. 나는 누군가가 나에게 “오빠가~” 또는 “언니가~”라는 말을 붙이며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자신들이 더 잘 한다는 느낌으로 뭔가 해주는걸 싫어하는데, ㅎㅂ는 완전 정반대로 이런게 다정하게 느껴져서 정말 좋아한단다. 예전같았으면 절대 이해못할 거였을 거 같은데 최근에 .. 2021. 4. 27. 고향 이렇게 외로움에 고통스러웠던 것을 잊어버리지말고 늘 기억하면서 앞으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과 애정으로 대하자. 자기 나라를 좋아하고 좋은 감정으로 이루어져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구성되어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말그대로 그런게 고향이 아닐까... 그리워할 고향이 있고 돌아가면 세상제일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있는 고향이 존재하는 친구들이 참 부럽다. 2021. 4. 27. 이전 1 2 3 4 5 ···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