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257 타인의 아픔에 대한 공감 30년 넘게 이기적이게도 살아왔던 것같다. 내가 세상 가장 불행하고 외롭고 착하고 순수하다고 착각아닌 착각을 하면서.. 최근 남자때문에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내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외로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다보니 이젠 남들의 외로움과 소외감, 이런 감정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이런 송별회때 닉 혼자 1층에서 일하도록 내버려두고 다들 피자와 맥주를 즐기는데 예전같았으면 닉이 어떤 기분이든 닉은 자신의 할 일을 하는 것뿐이고 나도 그동안 힘들었으니 이기적이게도 지금은 내가 즐길때라고 생각했을거였다. 남을 신경쓸 마음에 여유도 크기도 안됬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아마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던 것 같다. 닉이 얼마나 서운할지, 소외감을 느낄지가 느껴졌다.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나였으면.. 2021. 4. 25. 마음상담 오늘도 여전히 괴로운 아침의 시작이었다. 필리페때문에 카페에 일하러 가기 싫을 정도였고 도저히 이 기분을 이겨낼 방법이 생각나지않았다. 거기다 이번주 스케줄이 살인적이었다. 오늘은 마감을 해야했고 작은 희망의 불씨같았던 칠레애들과의 여행마저 갈수없게되어 더욱더 절망의 나락에 빠지게되었다. 겨우 시간에 딱 맞춰 준비를 끝냈고 출근을 했다. 출근길 아기도리_마음공부 라는 유튜브를 우연히 알게되어 지금 내 심정을 절실한 마음으로 메일을 써서 보냈다. 칠레 애들이 모두 있었고 필리페와는 여전히 어색한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나눴다. 괴로웠다. 칠레 애들은 오늘도 여전히 스페니쉬로만 이야기를 나눴고 나는 오늘도 소외감을 느꼈다. 그래도 좀 다행인건 필리페와 다시 이야기를 나눌수있는 정도가 되었다. 최대한 이전 .. 2021. 4. 22. 바닥을 치고 난 후 난 아직도 너무 좋아하는데. 제대로 시작도 한번 못해봤는데 갑자기 끝나버리니까 그 후유증이 막심한것같다... 헤어짐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게 무슨말인지 이제서야알것같다. 머리로는 이제 끝이라는걸, 가망이 없다는 걸 알지만 마음은 계속 진행중인거다. 얼굴보면 아직도 나는 설레고, 나에게 하던 장난들, 관심들 전부다 바로 엊그제같은데... 오늘 저녁 Deco와 영화보기로 약속을 잡아버렸다. 23살 세상 순수한 아이를 만나다 37살의 세상 노련한 파티광 아저씨라니... 나도 평범한 그런 여자였던가... 사랑을 속삭여주고 번쩍번쩍한 겉모습에 혹해서... 사랑에 돈은 다 필요없다고 그렇게 외쳐오던 나였는데. 그래서 돈과는 거리가 먼 그런 남자들만 만나왔는데... 이번에 필리페에게 이렇게 멘탈이 무너지고 난 후 절실.. 2021. 4. 22. 동물원 오늘따라 테브가 잔소리가 많았다. 날 만만하게보나 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바이런도 똑같이 나처럼 일하는 사람인데 나한테 일을 더 시킨다. 안그래도 할게 많아서 정신없어죽겠는데. 그래도 오늘은 나름 웃으면서 끝까지 한것같다. 원래 6시 퇴근이었지만 테브랑 바이런에게 부탁해서 4시에 퇴근하기로했다. 고맙게도 바이런이 나 대신 5시까지 일해주었다. 보답을 해야겠다. 오전시간은 정말 시간이 안갔는데 오후는 모자랄만큼 금방이었다. 오늘은 테브가 화장실 청소까지 시켜서 손으로 똥까지 닦아야했다. 으휴ㅠ 바리스타로 일하고있는건지 잡일하는 사람인지... 승질난다. 디저트 디스플레이 하고있으니까 테브가 또 내 기분 띄어준답시고 칭찬하면서 다음에 베이킹하는 거 폴에게 배울수있다는 말을 하길래 그 속이 너무도 뻔히보여서.. 2021. 4. 19. 첫 날의 기억 이놈에 유튜브랑 인스타그램....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청소도 하고 이사갈 준비도하고 바쁘게 움직이려고 했는데 결국 침대에 핸드폰만 보다 청소만 겨우 하고 나왔다. 나오면서 벨라랑 잠깐 마주쳤는데 아마 내가 이미 출근한 줄 알고 방에서 나온 것 같다. 어색하고 너무 불편했다. 이렇게 나갈때까지 서먹한 상태로 있게되는걸까.. 카페에선 오늘도 필리페랑 장난치며 즐겁게 일을 했다. 닉 출근한 이후에는 거의 말도 안섞고 일에만 집중했다. 베이컨이 너무 오래걸려서 결국 한시간 더 일하고 왔다. 끝나고 운동 가려고했는데 그냥 2층에 올라와 2시간동안 책을 읽었다. 처음엔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내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집 문제랑 플랫메이트 문제, 미래에 대한 걱정들이 쌓여서 그런 것 .. 2021. 4. 18. 이사갈 집 결정 오늘 드디어 내 자리를 대신할 캐셔 트라이얼이 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건 아직까지도 설렘보단 두려움?이 조금더 큰것같다. 2시간동안 가르쳐주며 하는데 몇살인진 몰라도 애가 성격도 좋고 금방금방 익혔다. 호주 2년 살고 뉴질랜드에서 반년째라는데 오랜 해외생활 덕인지 참 붙임성 좋아보였다. 근데 영어는 거의 못한단다. 시드니에서만 2년 있었다면서 거기는 영어 못해도 충분히 살수있단다. 시드니는 절대 가면 안되겠다ㅋㅋ 오늘 바이런과 인스타 친구를 맺었다. 인스타 프로필을 보고서 바이런 나이를 알았다. 22살........ 바이런에게 되물었다. 웃음이 절로 났다. 어이가없어서 ㅋㅋㅋ 왜 웃냐며 묻는 바이런에게 나보다 9살이나 어리다고했다. 그랬더니... 앞으로 Grandma라고 부르겠단다......... 하.. 2021. 4. 16. 존재의 가치 어제 비치 갔다온것땜에 살이 더 새카매졌다. 카페에선 닉이랑 같은 공간에서 있기 싫어서 2층에서 베이컨하면서 일부러 1시간이나 있었더니 이제 좀 불만인건지, 물어본다. 베이컨 보통 얼마씩 하냐고. 이번주는 진짜 딴 생각 말고 매일 운동을 가기로 마음 먹었다. 여행 다녀온 뒤로 너무 운동을 안해줘서 배가 나오기 시작했다ㅠㅠ 이렇게 금방금방 티나가는 내 저주받은 지방뚱이ㅠㅠ 런닝머신 뛰는데 집중도 안됬다. 그래서 하체근력 운동이나 빡세게 했다. 분명 얼마전까지만해도 혼자서 이런저런 계획도 세우고 나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었는데 딱 남자가 생기고 그 남자가 나에게 주던 관심과 사랑을 끊는 순간! 세상 모든게 의미 없어지고 내 존재가치가 없어지는 기분을 느낀다. 그 남자의 사랑만이 나에게 삶의 의미를 불어넣어주.. 2021. 4. 16. 구질구질 다행히 오늘 약속을 잡아놔서 하루종일 우울해 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오늘 약속은 지난주 지나가는 말로 했던 약속을 그냥 말뿐인걸로 넘겨버리기 싫어서 어제 연락을 해서 확정지어버렸다. 잘한 것 같다. ㅅㅎ언니랑 일할때도 별로 대화나눈 적도 없고 친하지않은데 어색하진 않을까 걱정이 되진않았다. 혼자 하루를 보내는 것보다는 100배 나을테니까. Civic에서 언니를 만나 같이 버스를 타고 타카푸나로 넘어갔다. 솔직히 굳이 나 혼자 다닐 수도 있는 관광지들을 친하지도 않은 한국인과 와야하나.. 그런 생각도 하긴 했었는데 의외로 나쁘지않았다. 언니 성격이 정말 좋았다. 언니도 정말 많은 일을 해보고 신나게 놀았던 것 같다. 놀줄고 알고 기도 센 사람이었다. 타카푸나 마켓에서 핫도그 사먹으며 한번 둘러보고 비치.. 2021. 4. 16. 카페 첫 회식 오늘은 저녁 7시에 카페 애들이랑 모이는 날이다. 다같이 피자를 먹기로했는데 왠일인가싶었다. 필리페도 오늘은 레스토랑 일 안가고 같이 참석한단다. 바이런과 필리페는 일이 일찍 마쳐서 7시까지 앉아서 기다리기로했다. 오늘따라 카페가 정말 한가했다. 덕분에 바이런이랑 한참 수다를 떨었다. 한달정도 더 일하다 퀸즈타운으로 넘어갈거란다. 바이런이 연주하는 기타에 대한 이야기도하고 서로의 풀네임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그만둘때가 다 되서그런가 더이상 나에게 이것저것 시키지않고 나름 열심히 일하니까 요즘은 서로 부딫힐 일이 없다. 닉이랑은 여전히 별로 말 섞고싶지가않다. 감정 안섞고 딱 일적인 부분만 서로 얘기하고 그외엔 아예 무시하고있다. 그때 생각하면 아무리생각해도 여전히 기분나쁘다. 미팅 시간이 되어 다들 하나.. 2021. 4. 15. 명상 스시집 매니저께 다행히 다음주까지만 하라고하셨다. 에흉.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씀하시니 마음이 좀 불편했다ㅠ ㅇㅎ는 이제 내일이 마지막이다. 토요일날 바로 떠난다는데 송별회같은건 하지도 못하겠다. 오늘 asb 직원 Tom도 이번주가 윈야드에서 근무 마지막이란다. 다음주부터는 뉴마켓 지점에서 근무한다고 실비아파크에서 보자길래 더이상 거기서 일 안한다고 했다. 그럼 여기로 보러 오겠다는데 뭐 당연히 빈말이겠지. 하... 뭐가 다들 이렇게 떠나냐 ㅋㅋ 카페에서 필레페와 둘이 있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장난도 치고 애가 재밌다 ㅋㅋ 칠레에서 은행에서 일하다 때려치우고 새로운 경험과 영어 실력을 위해서 왔단다. 여기 6개월 살면서 키위 여자친구도 사겼단다. 능력도 좋다 ㅋㅋ 닉 얼굴을 어떻게 보나 어제부터 계속 .. 2021. 4. 15. 우울해.. 아직도 우울함이 쉽게 가시질 않지만 최대한 생각하지않으려 노력 중이다. 오늘은 카페 일 쉬는 날이라서 스시집 일 마치고 예전부터 가보려고 했던 전쟁기념관을 갔다. 다행히 무료였다. 여유롭게 쭈욱 돌았는데 예상했던 것 보다는 별로였다. 혼자여서 그런가.. 플랫 보러 가기 전에 한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서 근처 맥도날드에서 해리포터 책을 읽었다. 읽다보니 꽤 읽을만하다. 폰 없으면 안되지만 ㅋㅋ 오늘 보러간 플랫은 함께 사는 사람들도 성격 좋아보이고 플랫비도 150불밖에 안해서 정말 맘에 들었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바로 벌레랑 곰팡이ㅠ 반지하라 습하고 곰팡이가 꽤 보였는데 곰팡이는 이래저래 참고 산다지만 벌레가 많이 나타난단다. 벌레때문에 늘 두려움에 살거생각하면 아무리 150불이라고해도 못살것같다.... 2021. 4. 15. 내 가치 오늘도 일하는 내내 너무 괴로웠다. 크리스찬 생각이 날때마다 요동치는 내 감정때문에 울고싶었다. 아니, 울었다. 괴롭고 내 자신이 답답하고 슬퍼서. 이유를 알고싶었다. 도대체 무슨 감정인건지, 왜 난 항상 남자때문에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건지. 계속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물어서 답이 나온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다. 결국 답은 내 스스로가 찾아야하고 생각하다보면 분명 찾을 수 있을거란 확신이 있었다. 예전에도 그런적이 있어서 믿고있었다. 스시집에서 러쉬 치기 바로 직전에 신기하게도 그 해답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이 괴로움의 원인을 찾고나니 갑자기 좋아지면서 머리가 쨍하니 맑아지는걸 느꼈다. 잠깐 스친 해답을 잊지 않으려고 머리속으로 계속 되뇌였다. 그러다 더 바빠지기 전에 버리는 영수증 뒷면에.. 2021. 4. 15. 이전 1 2 3 4 5 6 ···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