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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 2018 ~ 2019/...일기257

영어가 술술~ 오늘은 영어가 막힘없이 술술 나온다. 한참동안 크리스찬이랑 대화하고 카페 직원 단톡방 보던 중에 한국에서 친구에온 카톡이 상단에 떴는데 순간적으로 한글이 낯설게 보이면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경험을 했다. 카페 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버스안에서 ㅅㄹ와 ㅅㄹ 남자친구(이탈리아인)을 만났는데 그때도 영어가 너무 자연스럽게 나와서 좀 놀랬다. 여행가기 전까지 매일 헬스장 가기로 했던 목표가 결국 오늘 깨졌다ㅠㅠ 카페에서 갑자기 바빠지는 바람에 한시간 반을 추가 근무해주고 왔다. 집에 오니 너무 늦은 시간이라 계획도 얼마 못짜고 잠자리에 들어야했다. 2021. 4. 3.
할머니 스시 집 일 마치고 가게에서 점심을 먹으며 실비아파크 매장 소식을 듣게되었다. 캐셔들 중 지은이라는 애 빼고는 전부 노티스를 냈단다. 그런 지옥같은 곳에 오래 남아 있는 사람들보면 결국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사는 거란 생각이 든다. 카페에 출근했는데 왠걸, 유이가 와서 2층에 앉아있었다. 처음엔 긴가민가해서 조심스럽게 다가가 이름을 불러보았더니 맞았다. 지난 주말에 프랑스 마켓에서 만난 이후 일부러 나를 보려고 찾아왔다고 한다. 그 동안 종종 왔었는데 올 때마다 내가 없었단다. 최근 몇달동안 일하면서 일본인들과 지내서 그런지 영어가 많이 줄어든 느낌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표정이 뭔가 마음에 걸리는게 있는 듯이 불편해 보였다. 역시나 그날 같이 있던 남자는 누구냐고 묻는다. .. 2021. 4. 3.
나와 잘 맞는 남자 오늘 드디어 테브에게 휴가 달라는 얘기를 꺼냈다. 전보다 많이 편해져서 말꺼내기가 그렇게 어렵지않았다. 그 이후에도 서로 장난치며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던 것보면 순조롭게 여행을 갈 수 있을 것같다. 스시 마치고 카페가는 길에 크리스찬에게 연락이왔다. 그때 말했던 한국친구에게 내 이야기를 해놓았으니 나중에 연락오면 알려주겠다고 한다.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다. 아직까지 다시 IT 일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취업 준비를 해야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았다. 그치만 이렇게 나서서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한테 이제와서 신경쓰지말라고 할 수도 없고 일단은 고맙다고 답장을 했다. 하루 종일 크리스찬 생각으로 머리속이 가득 찼다. 처음엔 설레이는 마음 뿐이었지만 생각이 깊어질 수록 부정적인 쪽으.. 2021. 4. 3.
크리스찬과의 데이트 드디어 디데이. 9시쯤 준비를 다 끝내고 내방 창문 밖을 내다보며 크리스찬을 기다렸다. 크리스찬은 1시 이후에 보자고 했었지만 파넬에서 열리는 프랑스 마켓에 가보고싶어서 더 일찍 만나자고 했다. 창밖에 차가 보이기도 전에 집 앞에 도착했다는 크리스찬의 문자가 왔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1층까지 걸어내려갔다. 현관문을 나와보니 옆집 차고앞에 크리스찬의 민트색 폭스바겐이 보인다. 안에는 선글라스를 낀 크리스찬이 나를 보고 있었다. 순간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왔지만 바로 도도한 모습을 유지하며 차에 올라탔다. 크리스찬의 차는 20년도 더 된 것 같았다. 크리스찬은 오래된 물건들을 좋아한단다. 오래된 차, 오래된 집, 오래된 핸드폰... 오히려 그런 모습이 더 멋있어보였다. 오늘 날씨가 굉장히 .. 2021. 4. 3.
쉬는 날 2019.01.05 토 정말 오랜만에 쉬는 날이다. 모처럼 헬스장도 다녀왔다. 거의 한달만에 간 듯 싶다. 그 동안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특히 하체는 붓고 살찌고 틀어지고 난리도 아니다. 한국에서 친구 오기 전까지 딱 2주 남았는데 그 동안 하루도 빠지지않고 운동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낮잠을 자는바람에 몇시간을 날렸지만 그래도 여행계획 80%는 짰고 밀렸던 빨래도 전부 끝냈다. 날도 좋아서 기분좋게 햇빛에 바짝 말렸다^^ 예전 회사 같이 다니던 ㅇㅅ씨한테 정말 오랜만에 연락이왔다. ㅇㅅ씨도 드디어 데솔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고 한다. 육아 휴직 끝나고 복직해서 8개월동안 정말 최악의 시간을 보냈단다. 지금 데솔에는 예전 우리 팀 중 한명 빼고 모두 그만둔 상태이고 개발에 능력있는 중간 직급.. 2021. 4. 2.
인생에서 만나는 사람들 이번 주 일요일에 크리스찬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정말 오랜만의 데이트라 어떤 대화를 나눠야할지 설렘반, 걱정반이다. Independent한 여자란 어떤 것일까? 지금까지 나는 지나치게 독립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어떤 면에서보면 전혀 아닌 것같기도 하다. 지금보다 20대 초반이 훨씬 더 독립적이었다. 늘 내 고집대로 살고싶어했고 내가 뭘 원하는지, 주장도 확실했다. 20대 후반으로 갈수록, 그리고 지금에 오기까지 나의 의견은 서서히 희미해지고 늘 주변사람들의 눈치만 살피는 조용한 사람이 되어갔다. 겸손해진건지 자신감이 없어진건지 모르겠다. 20대 땐 속에 든 것 하나 없이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만 치장하기에 바빴다. 30살 즈음이 되어서 그 모든것이 부질 없음을 느끼고 그때서야 속을 채우기 시작했.. 2021. 4. 2.
카페 사람들 아침에 일어나서 폰을 봤더니 ㅎㅇ이한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와 있다. 출근 하기 전까지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눴다. 지난 번에 마지막으로 연락을 한 이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나보다. 지난번에 여동생이랑 같이 영국에 여행 간다던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 후에 인테리어 회사에 취직을 해서 상사와 함께 영국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인테리어와는 전혀 상관없는 비서 일만 하고 있다고. 그 것도 그냥 비서가 아닌 ㅎㅇ이를 오피스 와이프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온갖 성희록적인 말과 행동들을 하고 회사, 집 구분없이 일을 시켜댔다. 사무실에 자리까지 깔아놓고 24시간 함께 생활하면서 숙식제공+학교 등록금 지원까지 내세우며 가스라이팅을 했다. 정작 당사자인 ㅎㅇ이는 힘들다고는 하지만 .. 2021. 4. 1.
나는 어떤 사람 2019.01.02 수 일 마치고 집에와서 벨라와 세시간동안 수다를 떨었다. 오늘따라 영어가 잘 나와서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었다. 애기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나이 많은 키위 남자랑 결혼해서 팔자 핀 벨라 친구이야기, 부모님의 노후 걱정, 우리들의 미래 이야기(각자의 나라로 돌아가게된다면 무슨 일을 하면서 살게될지..) 등등. 벨라는 어려서부터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가정환경과 주변에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들 속에서 자라왔다. 그래서 그런지 돈이나 사업 관련해서 나보다 훨씬 넓은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만약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돌아가야한다면 이곳에서 배운 바리스타 경험을 가지고 카페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했더니 그말을 들은 벨라는 "여러 나라 살면서 다양한 경험도 있고 영어도 할 수 있는데 왜 .. 2021. 4. 1.
오해 어제 밤늦게까지 다같이 일하고 나니 왠지 모르게 카페 직원들과 좀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카페에 출근했다. 마사와 둘이서 일하는 날이다. 퇴근 쯤 손님이 갑자기 많이 들어오기도 했고 정리해야할 것들도 많이 남아있어서 퇴근시간이 조금 넘은 김에 평소처럼 그냥 조금 더 도와주며 카페에 남아있었다. 그러다 마차 케익이 많이 남아서 퇴근 전에 저녁으로 떼우고 있는데 갑자기 마사가 물었다. Wage 더 받으려고 남아있는거냐고. 순간 너무 기분이 나빴다. 테브가 그렇게 물어보더냐고 했더니 그건 아니란다. 테브가 그렇게 물었든, 마사 본인이 궁금해서 물었든, 어느쪽이든 기분이 나빴다. 도와주고싶은 순수한 마음에 그리고 더 같이 얘기하고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남아있던 것들이 순식간에 정이 뚝 떨.. 2021. 4. 1.
한 해의 마지막 날 그리고 새 해의 첫 날한 해의 마지막 날 그리고 새 해의 첫 날 신나게 놀고, 설렘 가득한 밤을 보낸 다음날은 늘 후유증이 크다. 내 인생에 핑크빛이 올 것만 같은 기대감 때문에 오히려 오전 내내 무기력하게 침대에만 누워있었다. 오늘은 2018년의 마지막 날. 그래서 카페는 바쁠예정이다. 바로 앞에 있는 스카이타워에서 자정이되면 불꽃놀이를 한다. 거의 12시간 동안 일했다. 바빠서 정신 없는 것도 있었지만 새해를 맞이해 전 직원이 출근을 해서 힘든 것도 모르고 신나게 일한 것 같다. 함께 일한지는 두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제서야 뭔가 좀 팀같고 일하는 재미를 느낀다. 이제 오늘 밤만 지나면 한국 나이로 33살이구나... 나에게도 33살이라는 나이가 오다니. 새해를 뉴질랜드에서, 그것도 키위, 칠레, 일본인들과 함께 일하면서 맞이할 거라고 상상해본 적도 없는 일이다... 2021. 4. 1.
이별 그리고 새로운 만남 실비아파크에서의 마지막 날. 그간 여기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욕도 많이 했었는데 막상 이제 앞으로 두번다시 볼일 없겠다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그래도 막 엄청 나쁜 기억 없이, 엄청 나쁜 인연 안만들고 잘 끝맺은 것 같다. 나도 참 많이 발전한 것같다. 예전에는 이별할 때마다 꼭 한명씩은 악연으로 남기고 헤어졌었는데. 진심으로 다들 행복하길 바라며 인사하고 나왔다. 오늘은 사야카네 홈파티가 있는 날이다. 얼마 전 우연히 버스정류장에서 만나 듣게된 사실이 사야카와 남자친구 얀이 함께사는 Flat이 우리집에서 겨우 버스 두 정거장 떨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스시 잔뜩 사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찾아 들어갔다. 과연 어떤 사람들을 또 새롭게 만나게 될지 설렘반, 긴장반이었다. 집에 들어섰는데.. 2021. 3. 31.
이별 이번 주면 실비아파크 스시 일도 마지막이다. 지긋지긋했는데 막상 끝이라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하다. 이매니저랑도 미운정이 들었는지 아쉬웠다. 알고보면 참 불쌍하고 안된사람인데... 마감하면서 이매니저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연휴때 보너스 많이 받으시겠다는 말을 시작으로, 뉴질랜드에 있으면서 여기 말고 다른 곳에서 일해본 적 있으시냐고 물었더니 여기가 처음이란다. 한국에 있을 때도 식당일 같은건 해본 적이 없었다고. 30대에 영어도 안되는 상태에서 처음와서 이 곳 사장님을 만나 그 후로 쭉 함께 하신 것같다. 한국에서도 험한 일 한번 안해보셨는데 처음에 정말 많이 힘드셨겠다는 나의 말에, 한숨을 쉬시며 그땐 정말 하루에도 몇번씩 하늘을 쳐다보셨었다고. 그렇게 악마같이 굴던 사람도 사연을 들어보면 참.. 2021. 3. 31.